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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06.09 몸성히, 맘놓이, 바탈퇴히[경인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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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성히, 맘놓이, 바탈퇴히
2008년 06월 09일 (월)
   
김흡영 (강남대교수·한국과학생명포럼대표)
최근 다석 유영모 선생 탄신 113주년 기념강연을 준비하면서, 다석이 낳은 씨알의 세계에 흠뻑 매료되었다. 특히 내 눈을 끈 것은 그분이 개발한 독특한 한국적 기독교 영성이었다. 그는 "너희 몸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거룩한 산제사로 드리라"(롬12:1)는 사도 바울의 가르침을 몸소 실천한 분이다. 그는 이것을 한시로 "찬미반주건맥박(讚美伴奏健脈搏)"이라고 표현했다. 맥박이 뚝딱뚝딱 건강하게 뛰는 소리가 곧 하나님을 찬미하는 참 반주라는 것이다. 몸 전체가 성령에 부딪쳐 둥하고 하나님을 찬양하는 에밀레종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몸 전체로 소리를 내는 영성은 미국 필라델피아 시에 있는 '자유의 종'처럼 속에 달려있는 딸랑이를 흔들어서 소리를 내는 서양식 입의 영성과는 차원이 전혀 다르다.

다석은 그 수양법을 순 한글로 "몸성히, 맘놓이, 바탈퇴히"라고 했다. 몸을 성하게 고르고, 마음을 내려놓아 욕심을 버리고, 못된 성질을 온전히 순화시켜, 하나님께 드리는 온전한 제사와 제물이 되라는 것이다. 이러한 성결의 완성을 크리스천 삶의 최종 목표로 보았다. 육체보다 영혼을 중시하는 서양식 기독교에 영향을 받아 지금의 기독교는 몸을 소홀히 괄시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성서는 오히려 우리 몸을 하나님의 성전으로 비유하고 소중히 보존하라고 가르친다. 그러므로 다석이 기독교 영성의 기본이 몸의 건강에 있다고 '몸성히'를 강조한 점은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마음을 밑바닥에 내려놓고 자기를 비워야 한다. 다석은 이것을 '맘놓이' 또는 '맘븨히'라고 했다. 자기 욕심을 버리고 텅 빈 마음으로 하늘을 향해 마음의 창문을 활짝 열어놓고 그 소리를 들어야 한다. 티끌만한 욕심이라도 있으면 참소리가 아닌 거짓소리가 들려온다. 그 참소리에 따라 잘못된 부분을 고쳐가며 성질을 개조해나가야 한다. 이렇게 바탕을 태워나가는 성화의 과정을 다석은 '바탈퇴히'라고 표현했다.

지금 쇠고기 사태로 위기 상황에 처해 있는 크리스천들과 대통령 이명박 장로에게 다석은 적어도 두 가지의 교훈을 일깨워준다고 생각한다. 우선 크리스천의 영성은 욕심대로 목표를 세워놓고 그것이 달성되도록 무리하게 기도로 매달리며 하나님을 비틀어 밀어붙이려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성장만능주의를 지향하는 일부 교회들이 크게 잘못 가르치고 있는 것이다. 크리스천의 참 영성은 모든 욕심을 내려놓고(下心) 마음을 비운 후 몸을 통해 울려나오는 하나님의 소리를 들을 줄 아는 데부터 시작한다. 일국의 대통령에게 있어서 몸은 국민일 것이다. 대통령은 자기 몸인 국민을 건강하게 해야 하고, 맘을 비워 그들을 통해 들려오는 씨알의 소리, 곧 하늘의 소리를 들을 줄 알아야 하고, 그 소리에 따라 과감히 바탕을 태워가며 변화될 줄 알아야 한다. 그것이 섬기는 자세로 의사소통하는 참된 모습이 아닐까?

또한 실용주의를 내세워 영어몰입교육을 운운한 것은 언어적 주체성을 무시한 표피적 세계화가 될 수 있다. 다석의 지극한 '한글사랑'이 눈물겹고, 그의 고집스런 '한글로 말하기'가 고고한 사자후같이 느껴진다. 주체적이고 창의적인 지역성이 결여된 세계화는 진정한 세계화가 아니고 오히려 큰 힘에 매달려 살려고 하는 안이한 기회주의적 종속주의가 될 수 있다. 참된 세계화를 위해서는 단기적인 실용이익을 위해 문화적 주체성을 포기하기보다는 세계 속에 한글의 가치를 활용하고 우수성을 뽐낼 줄 아는 지혜(韓流)를 개발해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영어몰입교육보다도 먼저 한글몰입교육이 논의되어야 할 것이다. 나는 영어를 쓰는 외국 신학자들을 만날 때 가끔씩 이런 뼈있는 농담을 한마디 던지곤 한다. "비록 지금 이 땅에서는 영어가 'Holy Language'로 판치지만 하늘나라에서 쓰는 최고의 말은 한글이다. 그러므로 천국에 들어가려면 한글부터 배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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