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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07.06 만들어진 신?[경인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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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어진 신?
2008년 07월 07일 (월) 김흡영 
             
김흡영
(강남대교수·한국과학생명포럼대표)
최근 '이기적 유전자'로 유명한 옥스퍼드대학의 리처드 도킨스 교수의 저서가 '만들어진 신'이라는 제목으로 번역되어 출판되었다. 그 책은 금방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모처럼 이곳저곳에서 열띤 신학 토론이 벌어지게 하였다.

영국에서 도킨스의 기독교 비판은 오히려 그 동안 냉담해진 영국 지식인들에게 기독교에 대한 향수를 자극하고 관심을 유발시킨 정반대의 역설적 결과를 초래했다. 이 땅에서도 도킨스는 그 역설적 신학부흥사(?)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도킨스와 윌슨의 기독교를 비판하는 책들이 최고의 인기를 누리며 날개달린 듯 팔리고 있는 현상은, 한국기독교에 근본적인 문제점이 있다는 것을 예시한다. 대부분 보수적인 한국교회는 교조적이고 배타적인 경향을 가지고 있어서 첨단 과학시대를 사는 지식인들의 지적 욕구를 충족시켜주지 못하고 있을 뿐 아니라 안티크리스천 운동마저 조장하고 있다. 또한 진보적인 한국신학은 보다 개방적이지만 그 내용이 난해하고 지나치게 이념적이어서 한국 기독교인들 대중의 영적 욕구를 충분히 채워주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책들의 폭발적 인기는 이들이 메우지 못하는 한국기독교의 틈새, 곧 소위 블루오션(blue ocean)이 매우 크다는 것을 확증해주고 있다. 이 틈새를 도킨스와 윌슨류의 현란한 과학주의가 맹위를 떨치며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 블루오션이 이 시대 한국 기독교인들에게 있어서 지적·영적으로 가장 갈급한 현장이라고 할 수 있을진대, 이것을 채워줄 신선한 메시지와 신학이 시급히 필요하다.

도킨스가 제시하려는 소위 신무신론(new atheism)은 근대 기독교신학과 논쟁해왔던 무신론들에 비해 사실 그리 새로운 것이 아니다. '만들어진 신'론은 이미 19세기에 포이에르바하에 의해 철저하게 비판되었으며, 좀 더 발전된 과학의 언어를 사용했다는 점 외에는 칼 마르크스(사회비평), 니체(철학), 프로이드(심리학)의 치열한 비판들보다도 사상적으로 더 심오하다고 보기 어렵다.

오늘날의 현대신학은 이러한 근대 무신론들의 뜨거운 용광로 속에서 정화되고 제련되며 발전되어 왔다. 도킨스의 비판에는 기독교 문화 속에서 자라나 기독교적일 수밖에 없는 한 서구 과학자가 그 애증과 속박으로부터 벗어나려 하는 세찬 몸부림이 담겨 있다.

이 단순하고 진솔하고 로맨틱하기도 한 혁명적 선언들이 기존의 기독교에 식상한 한국의 독자들에게 흥미롭고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그러나 서두에서 도킨스는 이 책의 목적이 '부모의 종교로부터 벗어나고 싶다는 막연한 느낌과 그럴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가진 사람들을 위한 것이라고 그 반항기적 배경을 솔직하게 고백한다.

'만들어진 신'이란 제목 또한 정확한 번역이 아니고, 독자의 눈을 끌기 위해 고안된 듯하다. 원제가 'The God Delusion'이므로 '망상의 신' 또는 '신이라는 망상'으로 하는 것이 더 옳을 것이다. 이 책은 '신'이라는 망상을 이제 집어치우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사실 신학의 목적과 존재이유가 바로 이 주장과 유사하게 하나님을 '만들어진 신'들로부터 구별하는 데 있다는 것에 유의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다름 아닌 기독교의 십계명 중 가장 중요한 제일, 제이 계명이 주는 함의이기 때문이다.

"너는 나 외에는 다른 신들을 네게 두지 말라. 너를 위하여 새긴 우상을 만들지 말고 또 위로 하늘에 있는 것이나 아래로 땅에 있는 것이나 땅 아래 물속에 있는 것의 어떤 형상도 만들지 말며 그것들에게 절하지 말며 그것들을 섬기지 말라." 이와 같이 '실재하는 궁극적 존재자'를 '만들어진 신'들과 구별하고, 모든 인위적인 망상과 우상들을 타파하기 위해 기독교신학은 2천년간 그 생명을 존속해 왔고, 앞으로도 그 역할을 꾸준히 계속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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