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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09.01 신앙과 이성 [경인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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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과 이성
2008년 09월 01일 (월) 김흡영
             
김흡영
(강남대교수·한국과학생명포럼대표)
요즘 기독교에 대한 비판이 요란하다. 그 동안 이명박 정부가 보여준 종교편향성에 대해 불교계가 뿔났다. 더욱이 부흥사들의 불교에 대한 수위를 넘는 폄하 발언들이 그 분노를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기독교계 내부에서도 이명박 대통령의 기독교성에 대해서 논란이 뜨겁다. 보수적 기독교 학자들조차도 이명박 대통령으로부터 기독교를 차별화하려 하고 있다.

한국 최대 개신교 교단과 최고 엘리트 교회의 장로인 그가 왜 이렇게 종교적 실수를 연발하고 있는 것일까? 그러나 그 책임은 그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동안 그를 그렇게 교육시킨 한국교회 신앙교육의 문제점이 크게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한국교회가 자성하고 새로운 패러다임의 신앙교육을 시작해야 할 역사적 순간에 이르렀다. 또한 그것은 한국교회가 가르치고 있는 서양적 신학은 다양한 종교가 상존하는 한국사회에 적절하지 않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기독교는 획일적 서양문화를 기조로 하는 서양신학을 직수입해서 사용하는 수동적 신학에서 진일보하여 다원적인 우리 종교문화에 적절한, 성숙한 우리 신학을 정립하는 것이 시급히 요청되고 있다.

신학은 신앙과 이성의 조화와 균형을 추구한다. 기독교는 지극히 신비적인 종교인 동시에 철저하게 합리적인 종교라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전자는 신앙의 주관적 측면에 해당하고, 후자는 이성의 객관적 측면을 말한다. 기독교 신앙은 예수 그리스도라는 신비스런 존재를 통한 신과의 개인적인 만남을 전제로 한다. 성경은 그리스도의 부활을 비롯하여 현대과학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기적들을 증거한다. 기독교인이 되기 위해서는 이런 신비한 것들을 믿어야 한다.

동시에 기독교는 신앙이 공적 현실에 적용될 때에는 역사적인 검증과 함께 철저히 이성적으로 설명되어야 한다는 엄격한 조건을 달고 있다. 바로 이 기독교의 이성적 측면, 곧 합리주의의 요람 속에서 근현대문명이 잉태하고 성장할 수 있었다. 제일 계명은 이러한 엄격성을 상징적으로 명령한다. 나의 신비체험, 나의 신앙적 결단의 궁극적 당위성에 대한 치밀하고 이성적인 검토를 요청하고 있다. 그러므로 내가 확신하는 신앙의 내용이라고 할지라도 그것을 사회적 차원으로 옮길 때는 객관적으로 논리적인 설명을 해야 할 책임이 있다.

공적 현장에서 기독교 신앙은 이와 같이 신학의 이성적 여과를 거쳐 합리적 담론으로 발전돼야 한다. 개인적 신앙의 언어에서 사회적 담론으로 통용될 수 있는 보다 가치중립적이고 보편적인 언어로 번역되고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하는 단계를 거쳐야 한다. 자기에게 그것이 아무리 중요한 신앙고백이라고 할지라도, 사회적 일원으로서 다른 이웃 공동체에 피해를 주지 않는지를 살펴야 한다. 특히 오랫동안 서양문화의 배경에서 성장한 기독교의 언어는 서구적이고, 이질적이다. 아직까지 한국문화와 언어의 배경이 되는 것은 기독교보다는 유교와 불교이다. 과감히 서양의 화분에서 꺼내서 정성스레 우리의 토양에 옮겨 심는 기독교의 한국화 작업이 시급하다. 한국문화를 서구적 기독교 문화에 종속시키는 것이 곧 선교라고 보는 패권주의적 태도는 하루빨리 시정돼야 한다. 이러한 독선적 태도는 평화보다는 충돌과 갈등, 사랑보다는 분열과 증오를 조장한다. 이러한 태도가 결과적으로 지금의 상황을 유발하게 한 것이다. 이미 예고된 재난이 시작되고 있을 뿐이다. 이 재난을 막기 위해서라도 한국기독교는 독선과 정복을 앞세운 패권주의적 종교가 아닌 자기희생적 사랑과 상생을 위한 섬김의 종교로 거듭나야 한다. 지금 역사는 한국교회와 종교인들과 정치인들에게 이에 대한 철저한 성찰과 시급한 대책을 요청하고 있다.

 

http://www.kyeongin.com/news/articleView.html?idxno=393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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