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9  관리자
 2008.01.20 李당선인의 통치철학을 묻고싶다[경인일보]
 

Hit

http://www.kyeongin.com/news/articleView.html?idxno=361571

 

> 뉴스 > 칼럼 > 시침분침
李당선인의 통치철학을 묻고싶다
2008년 01월 14일 (월) 김흡영 webmaster@kyeongin.com
   
 
  ▲ 김흡영(강남대 교수·한국과학생명포럼 대표)  
 
나는 경제회생과 실용주의를 앞세워 국민의 지지를 받아 차기대통령으로 선출된 이명박 당선인에게 통치철학 또는 신학을 묻고 싶다. 절대빈곤퇴치를 지상과제로 하는 경제성장의 역사적 사명이나, 민주화와 분배정의를 절대화하는 이념적 단순논리가 이미 선진국으로 진입한 대한민국 대통령의 통치철학이 되기에는 역부족인 것 같다. 그러나 이 당선인과 인수위원회의 활동을 보면, 여전히 유신정권의 경제특공대식 사고방식과 테크노크라시의 기계적 효율성에 고착되어 있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 또한 특정교회를 중심으로 한 열정적인 신앙인의 모습은, 한 때 '서울시를 하나님께 바친다'는 식의 단순 초보적 신학에서 얼마나 발전하였는지 궁금하게 만든다.

이제 곧 새 정부가 시작되려 한다. 새 시대는 새 포도주를 담을 새 가죽부대를 요구한다. 그러나 지금 인수위원회가 그려내는 앞으로 5년을 위한 장밋빛 그림들에는 경제, 실용, 747정책, 대운하 등 경제기획일변도이다. 그래서 아직도 성장만능이라는 옛 가죽부대에 집착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 오히려 새 역사는 단순한 경제성장과 사회적 이념을 넘어서, 이 민족가슴에 살아있는 영혼을 불어 넣고, 생명을 살리는 참신한 그 무엇을 요구한다. 그럴 때에만 국민들에게 계속적인 감동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영혼이 없는 테크노크라시로 무장한 이코노믹 애니멀보다는 차라리 무질서할 수는 있지만, 이 땅의 민초들이 각각 제소리를 낼 수 있는 그러한 사회가 더 건강할지 모른다. 물론 경제를 살리는 실용주의는 필요하지만, 그것은 영혼이 숨쉬고, 이 땅의 생명을 살리는 생명적인 통치철학에서 비롯되는 것이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한 하나의 대안으로서 '수승화강(水昇火絳)의 통치학'을 생각해 본다. 유신정권은 경제성장과 발전논리로 압축된다. 그 상징은 타오르는 불(火)이다. 차갑게 얼어붙은 한반도에 불씨를 살려내고, 성장엔진을 작동시켜 한반도를 뜨겁게 달구었다. 그러나 그 불은 또한 전태일과 같은 이들을 분신케 만들었다. 그 후 다가온 정권들은 민주화와 분배논리로 압축된다. 그 상징은 골고루 퍼지는 물(水)이다. 유신정권이 만들어 낸 성장엔진의 거품을 제거하고, 애써 길러낸 테크노크라트들에게 물대포로 한풀이했다. 기업의 CEO들로 하여금 물에 투신케 만들었다. 유신정권의 불은 산업화의 용광로에 불을 붙였으나, 그 불은 많은 민초들을 상하게 했고, 민주화정권의 물은 산업화가 남긴 오물들의 정화에 도움을 주었으나, 용광로의 불을 꺼지게 할 위험에 이르게 했다. 타오르는 불과 흘러내리는 물은 서로 상극이어서 영혼을 불어넣고 생명을 살리는 그것이 될 수 없다.

사실 물과 불은 생명의 근원이다. 그러나 그것들이 함께 생명의 근원이 되기 위해서는 그 성질이 변해야 한다. 타오르는 불길이 아닌, 태양처럼 하강하는 불(火絳), 곧 빛이 되어야 한다. 물 또한 단순히 흘러내리는 물이 아닌, 상승하는 물(水昇), 곧 수증기가 되어야 한다. 비쳐내리는 빛과 솟아오르는 물에 의해 나무가 자라듯, 수승화강의 작용에 의해 생명이 잉태되고 성장한다. 불이 성장을 상징하고, 물은 분배를 의미한다면, 새 정부의 실용주의는 수승화강적 실용주의가 되어야 할 것이다. 수승화강적 실용주의에서는 성장과 분배가 서로 상극을 이루는 것이 아니라, 분배를 위한 성장, 성장을 위한 분배가 되는 상생(相生)적 관계를 형성한다. 또한 수승화강의 통치학은 역(逆)의 통치학이다. 통치자는 위에서 군림하고, 국민은 밑에서 끌려가는 상극의 통치학이 아니라, 통치자는 국민을 섬기고 조금 늦어지더라도 사회적 합의를 기다릴 줄 알고, 또한 국민은 통치자를 믿고 존중하는 상생의 통치학이다. 그것을 이루는 단초는 당선인 스스로가 '섬기는 대통령이 되겠다'던 그 초심에 바탕을 둔 '자기비움의 신학'을 실천하는데 있을 것이다. 아무쪼록 이명박 당선인의 건투를 빌어마지 않는다.
ⓒ 경인일보(http://www.kyeongin.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63 존 템플턴 경 [경인일보]  관리자 2008/10/06
62 신앙과 이성 [경인일보]  관리자 2008/09/01
61 종교와 권력 [경인일보]  관리자 2008/08/06
60 만들어진 신?[경인일보]  관리자 2008/07/06
59 몸성히, 맘놓이, 바탈퇴히[경인일보]  관리자 2008/06/09
58 이기적 유전자? 이타적 인간?[경인일보]  관리자 2008/05/12
57 창조냐? 진화냐?[경인일보]  관리자 2008/05/12
56 배아는 생명인가, 세포덩어리인가?[경인일보]  관리자 2008/04/28
55 가상세계와 현실, 어떤 것이 진짜인가?[경인일보]  관리자 2008/02/11
>> 李당선인의 통치철학을 묻고싶다[경인일보]  관리자 2008/01/20
53 도킨스 기독교신앙의 가치 인정  관리자 2007/05/11
52 중앙일보: 통섭론을 반대한다  관리자 2007/04/16
51 국민일보: 평신도에게 미래 준비할 안식을 주라.  관리자 2006/12/07
50 [새책] Why the Science and Religion Dialogue Matters  관리자 2006/10/10
49 [새책] God's Action in Nature's World: Essays in Honour ...  관리자 2006/10/10
[Prev]123456[Next]
 
   
     
 
전 체 : 2,962,007  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