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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08.06 종교와 권력 [경인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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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와 권력
2008년 08월 04일 (월) 김흡영 webmaster@kyeongin.com
             
김흡영
(강남대교수·한국과학생명포럼대표)
한국은 희한한 나라다. 백의민족, 단일민족 운운하면서도, 다양한 종교와 사상들을 수입해서 원형 그대로 보존하기를 좋아한다. 그래서 종교학자들은 한국을 '세계종교의 실험실'이라고 칭한다. 불교와 유교는 물론이고 이제는 기독교까지도 다른 나라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원형들을 보존하고 있다. 음식점들조차도 서로 자기가 '원조'라고 아우성들이다. 한 번 들어오면 빠져나가기 어려운 골짜기 나라여서 그럴까?

더욱이 한국은 여러 종교를 번갈아 가며 국교로 한 번씩 채택해서 실험해 본 나라이다. 이 점에서는 아마도 세계에서 유일할 것이다. 고려는 불교를 국교로 한 불교국가였고, 조선은 유교의 개국이념을 철두철미하게 적용한 세계 최고의 유교국가였다. 그런데 이 역사적 실험의 결론은, 종교가 절대 권력을 쥐게 되면 그 나라가 망한다는 사실이다. 불교가 절대 권력을 갖게 되면서 고려가 망했고, 또한 유교가 그렇게 되자 조선이 멸망했다.

그런데 기독교는 어떤가? 마찬가지로 성경과 교회사는 종교가 세상 권력과 혼합되거나 결탁되어서는 안 된다고 거듭 경고해 왔다. 구약성경은 제사장들이 권력화 될 때 종교는 부패하게 되고 그 민족은 결국 멸망한다고 계시한다. 예수 그리스도의 사역도 사실 당시 유대교라는 종교권력과의 대립이었고, 그에 대해 예수는 폭력보다는 십자가의 처형에 이르는 비폭력적 무저항으로 대항한다.

그 후 기독교는 로마제국을 굴복시키고 영적, 세상적 권력을 동시에 거머쥔 절대 종교정치권력이 되어 유럽을 제패하고 서양 전체를 기독교화 했다. 그러나 그 신국 프로젝트의 결과를 역사는 암흑시대라고 평가한다. 그러한 절대 권력을 쥔 교회가 저지르는 만행을 시정하고 기독교를 개혁하기 위하여 종교개혁이 단행되었다. 그러나 그렇게 한 개신교 역시 근대 자본주의 문명과 결탁하고, 아쉽게도 여러 모양의 지배 이데올로기의 수호신 역할을 하게 되었다. 그러므로 현대 기독교의 가장 중요한 신학적 주제는 기독교 신앙에서 이러한 권력화의 속성, 곧 하나님의 것이 아닌 권세를 가진 우상들을 밝혀내서 제거하고 해체하는 일이다.

그러나 일부 기독교 지도자들은 오히려 정치권력화와 신국화가 한국 기독교의 사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것은 성경, 교회사, 한국종교사가 주는 교훈을 망각하고 시대의 흐름에 크게 역행하는 것이다. 사랑과 자비의 섬김보다는 무한경쟁과 적자생존의 진화론적 자본주의의 기조 위에 성장위주적이고 권력지향적 지배논리를 따른다면 그것은 하나님보다 맘몬의 우상을 섬기는 것이다. 한국 기독교는 성경, 교회사, 한국종교사가 주는 이 막중한 교훈을 마음 깊이 새기고 겸손하게 복음의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한국 기독교의 미래는 매우 어둡다.

무엇보다도 제일 계명을 지켜야 한다. 그것은 하나님외의 모든 권세, 즉 돈과 권력이라는 맘몬의 우상을 타파하라는 신의 명령이다. 그것을 위해서는 오히려 빛과 소금의 정치학이 필요하다. 예수는 "너희는 세상의 빛과 소금"이라 하였지, 권력이라고 하지 않았다. 빛과 소금은 뭉쳐서는 안 되고 분산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기독교의 힘은 분산되는데 있다. 십자가는 힘의 완전한 해체와 분산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한국 기독교는 집중화·권력화보다는 분산화·탈권력화를 지향해야 한다. 십자가 앞에서 모든 세상 권력에 대한 지향성을 해체하고 오직 부활의 영성을 회복해야 한다. 배고프고 헐벗고 가난해서 열심히 기도했던 그 시절의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기독교의 복음은 가난한 자에게는 좋은 소식이지만, 권세 가진 자에게는 엄한 경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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